◆ MK헬스와 함께하는 건강테크 / (6) 한국유방암학회 ◆

"암은 제 친구가 아니라고 생각했지요. 어느 날 갑자기 TV를 보다가 발견한 몽우리가 유방암 3기라는 진단으로 돌아왔을 때 `아! 나는 1년 안에 죽는가 보다` 하고 가슴이 무너져 내렸어요."

2001년 유방암 수술을 받은 이병림 씨(54ㆍ사진)는 활짝 웃는 얼굴로 8년 전 얘기를 꺼냈다. 수술 후 한 달 동안은 모든 사람과 연락을 끊고 지낼 만큼 우울해 했던 그녀다. 하지만 이제는 암으로 인해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고 당당히 말한다.

노래를 싫어하던 그녀가 유방암 환우 합창단 단장까지 맡게 된 것은 암 덕분이었다. 자전거를 배우고 달리기를 즐기게 된 것도 마찬가지다. 직장과 가정 일에 몰두하던 시간을 `나`를 위해 쓰기 시작하면서 그녀는 암에 걸리기 전보다 삶의 질이 더 높아졌다고 자평한다.

이씨와 비너스회(서울대병원 유방암 환우회)를 통해 인연을 맺게 된 김지윤 씨(49)도 암 투병 이후 세상을 보는 눈이 부드러워졌다고 했다.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해 부분절제 수술을 받았지만 2년4개월 만에 암이 재발해 그녀는 2003년 한쪽 유방 전체를 절제해야 했다.

유방암 환자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한 뒤에 또 한번 상실감을 맛본다. 항암 치료 이후 난소기능저하로 초래되는 조기폐경은 질 건조, 성교통증 등 성생활의 어려움을 일으키기도 한다. 가슴 절제 후 이어지는 자기 이미지 저하도 암 환자를 괴롭히는 요인 중 하나다.

이씨와 김씨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들은 우연히 시작한 환우회 활동을 통해 이런 두려움을 극복했다. 실제로 이들이 속한 비너스회 홈페이지(www.koreavenus.com)에서는 노동영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한국유방암학회 이사장)가 직접 유방암 환우들의 궁금증에 답해주고 있다. `물파스를 발라도 괜찮으냐`는 질문부터 `골프 쳐도 되나요`까지. 의사에게 묻기 어려운 시시콜콜한 질문에도 매일 답변이 달린다.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요? 암을 너무 멀리하지도 말고 가까이하지도 말고 친구처럼 다독이면서 가라는 거예요. 아예 잊어버리면 관리가 안 되고 너무 챙겨도 스트레스니까요." 의사의 지침을 잘 따르고 환우회와 교류하는 것이 `암을 이기는 비법`이라며 두 사람은 수줍게 웃었다.

[김소현 MK헬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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