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병원 암진료부원장 노 동 영

  기후변화. 더 이상 설명할 필요도 없이 바로 내 옆에 다가와 있다. 매해 이전 기록을 뛰어넘는 폭염, 가뭄, 폭우, 한파가 발생하고 있다. 너무나도 명백한 지구의 변화 앞에서는 암수술을 천직으로 알고, 주위를 돌아보지 않은 채 달려온 외과의사인 나도, 기후변화나 환경문제를 아무 상관없는 일로 받아들이지 않게 되었다. 

   기후변화란 단순히 주위 대기(大氣) 상태의 변화가 아니다. 기후변화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땅, 산, 강, 바다의 모든 것들을 지배하며 바꾸고 있다. 우리 삶에 엄청난 영향을 주는 요소로서, 그 안에는 창조주의 뜻이 담겨있는지도 모른다. 불행히도 인간은 그 창조주의 계시를 무시하고, 아니 알아차리지 못하고 스스로를 파괴하고 있다. 

   공중보건의학계의 거목인 폴 엡스타인은 일생을 바쳐 지구의 변화들을 찾아내고 놀라운 사실들을 밝혀냈으며, 그 원인에 인류가 무의식 혹은 의도적으로 행하는 경제적 행위들이 자리하고 있다는 점을 기술하고 있다. 특히 그는 기후와 질병의 관련성을 찾아내 알리며 비극적인 결과를 예방하기 위해 전 세계를 돌아다닌다. 이러한 노력으로 인해 그는 환경운동가나 인권운동가가 아님에도 노벨평화상을 받게 된다. 

    이 책은 의사의 관점에서 바라본 환경변화와 그로 인한 보건문제를 다룬다는 점에서 종래의 환경 관련 책들과 차이를 갖는다. 모기가 어떻게 증식∙이동해 전염병을 전파시키며, 기후변화는 어떻게 삼림과 해양을 변화시키는지, 그리하여 궁극적으로는 식량 문제나 심각한 전염병∙만성질환을 일으켜 인류에게 재앙을 가져오는지를 잘 보여준다. 이런 재앙은 결국 우리 인간이 산업화를 이유로 엄청난 양의 탄소를 배출하고 삼림을 훼손하며 환경을 오염시켰기 때문에 일어난 것이다. 

    보다 많은 의료인들이 주변의 환경변화에 대해 철학적으로 성찰할 필요가 있다. 의료와 그다지 상관이 없어 보이는 환경문제가 우리가 맞서 싸우는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우리 역시 이 지구에서 살아가는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이제 의료인들도 저자가 제공하고 있는 기후변화의 해결책에 대해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들이 왜 녹색성장을 외치는지, 지속가능경영∙에너지제로 하우스∙지속가능한 사회란 무엇인지 이해해야만 하는 시점인 것이다. 더 나아가 다 같이 탄소배출을 줄이기 위한 사회적 노력에 동참하고 스스로도 기후변화 대응에 적극적으로 앞장서야 할 때이다. 

이 서평을 써 주신 노동영 씨는 누구?

노동영 서울대학교 암병원장님은 기후변화센터의 <기후변화 리더십 과정 8기>를 수료하셨으며,  '환경과 암, 암 예방은 가능한가' 라는 주제로 강의를 하신 경력을 갖고 계십니다. 누구보다도 앞장서 기후변화 대응에 많은 노력을 기울여주시는 이 시대의 오피니언 리더이자, 기후변화센터의 개인후원자이기도 하십니다. 

한편, 대한암학회, 미국 암연구학회 및 미국유방암학회 회원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계십니다. <암 알면 이긴다> 라는 저서를 쓰신 바 있고, 해외 SCI 논문 50여편이 등재된 국내 암 분야 정통으로 널리 알려진 분입니다. 서평을 작성해주신 노동영 서울대학교 암병원장님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출처] [서평] 기후가 사람을 공격한다 - 서울대학교병원 암병원장 노동영|작성자 ccenter0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