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 동영

비너스가 2000년 2월에 창단되어 이제 만 10년이 된다. 사람도 10살이 되면 어느 정도 인간으로서 면모를 갖추고, 어리지만 스스로 판단도  가능하게 된다.  
비너스는 태어날 때부터 우량아로 좋은 집안에 태어나 잘 먹고 좋은 환경 덕에 아주 멋지고 우아하고도 기품이 있는 어린 성인의 면모를 갖추었다.  이제 10주년을 맞아 유방암 환우회 비너스회의 의미를 짚어 보고자 한다. 

 첫째; 비너스회는 최초의 환우회는 아니었지만, 서울을 비롯하여 전국 23개 조직을 가지고 이를 중심으로 최초로 친교 모임을 벗어나 본격적인 사회캠페인 참여, 자원 봉사, 환우 활동등을 시작하였다고 평가된다.  
매해 서울과 전국 광역시에서 벌어지고 있는 한국유방 건강재단의 핑크리본사랑마라톤 참여, 대한 암협회의 핑크조명행사에서 거리 행진, 합창 등 핑크리본캠페인에  직접 참여하며 손수 봉사를 익혀온 것이다.  그 뿐 아니라 장애시설 방문 및 위문 공연 및 기부, 또한 병원 함춘후원회에서 열고 있는 함춘바자회에 기꺼이 물품을 기증하고, 판매에도 참여하여 뜻을 함께 하고 있다. 
그리고 매년 일일찻집을 열어 그 수익금을 불우한 환자분들에게 기증하고, 수익금의 일부를 함춘후원에 기증하고 있다, 지난해 부터는 병원 안내 자원 봉사 등 이루 열거하기 힘들 정도의 일들을 해 오고 있다.  
어느 여성 단체 못지 않은 규모와 일들을 감당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비너스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이고도 모범적인 환우회로 여러 곳에서 그 비결을 배우고자 하고 있다. 

둘째; 동병상련의 아픔을 서로 나누며, 궁극적으로 희망과 극복으로 이끌어 새로운 삶으로 창조하는 계기를 만들어 온 것이다. 
드물지 않게 듣는 말,  ‘선생님 유방암 걸린 것이 더 잘된 것 같아요.’ 물론 걸리라고 하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이런 아픈, 힘든 과정이 없었더라면, 그저 평범한 여인으로 세상에서 수동적으로 살았을 것이란 얘기이다. 이제 그런 아픔을 극복하고, 자발적이고도 능동적인 당당한 삶을 설계하고 이끌어 나가는 것이다. 가족들로부터도 적극적인 지지를 받으며, 공주님으로, 왕비님으로 대접을 받으며 가족의 중심으로서 다시 태어 나는 것이란 뜻일 것이다.
 우리 비너스 회원들은 많이 고통을 받는 분, 다른 어려움이 있는 분들이 알려지면 누구보다 먼저 달려가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고자 한다. 이러한 마음들이 모여 비너스는 한 가족처럼, 더욱이 지부의 구성원들은 친자매보다도 더 끈끈하게 유대를 맺고 친자매보다도 더 자주 만나는 것으로 전해 듣곤한다. 
 몇 해 전  수술 후 항암치료와 방사선 치료를 받는 지방분들을 위해 마련한 쉼터는 또 다른 화목의 공간으로 태어나, 이제 막 치료를 받는 분들이 고통을 쉬이 잊어 버리고, 또 자매의 연을 맺는 마음의 고향으로서 자리를 잡고 있다.  아픔으로 만났지만, 그 아픔은 또 다른 인생의 반려자를 탄생 시키고 있는 것이다.

셋째; 비너스는 지난 10년동안 항시 창조적인 활동을 궁리하고, 그것을 이루고 개척하곤 하였다. 
산악회는 이제 남한의 거봉, 설악산, 지리산, 한라산의 정상을 밟고, 이제  금년에는 백두산을 정복하고자 한다. 몇몇 회원들은 히말라야를 다녀와 '산'이란 방송 프로그램에 나온 것을 기억한다.  
노래교실은 이제 3년이 넘어 단순히 노래를 배우는 것을 넘어 치유의 한 과정으로서 아주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 밖에도 요가, 건강리듬포크 댄스, 난타, 비너스 소식지 발간을 맡고 있는 편집팀, 등등 다양하고 활발한 활동으로, 자기계발, 마음의 평안과 즐거움, 나아가 치유 활동을 겸하고 있는 것이다. 
 실로 매해 행해지는 워크샵에서는 유익한 강좌 뿐만 아니라  모두 수영장에 들어가 동심으로 돌아가기도 한다.

넷째; 비너스는 이제 세계속의 비너스다.  창단 되면서부터 박 경희 회장님, 이 병림 회장으로 이어 오며, 유창한 일본어로 일본 환우회(아케보노)와 교류하며, 회장인 왓또상을 초청하고, 또한 대만, 상해의 환우팀과 서로 왕래하며 우의를 다지고 있다. 특히 최근에 이준희 회장은 우리 비너스가 환우회의 모델로서 귀감이 되어 시카고에 있는 유방암 환우들이 시카고 비너스회를 결성하는데 도움을 주어, 아시안암환우회를 만드는데 초석을 마련하기도 하였으며, 정보 교환등을 통해 우의를 다지고자 작년에 정식으로 자매결연을 맺기도 하였다. 
또한 국제유방암학술대회인 GBCC 환우세션에 참가하여, 외국의 유방암 환우 활동을 직접 보고 듣고, 또한 우리의 활동을 발표하는 등 국제적 면모를 갖추기에 이르렀다.      

2003년 오픈한 비너스 홈피의 내 개인 Q&A코너는 질의 응답 건수가 2만 5천회를 넘으며, 이제 전 세계 교포들이 제법 많이 질문을 하며 비너스를 두드리고, 실제 외국에서 수술 받고 귀국한 많은 교포들이 우리 비너스의 홈피를 애용하고 있다. 
 
이제 비너스는 또 다른 십년을 지내며 더욱 더 아름다운 성인으로 변신할 것을 믿어 의심하지 않는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껏 쌓아 온, 우의와 사랑을 더욱 더 돈독히 하여야 할 것이며, 지금도 가끔씩 불거져 나오는 오해들을 서로 잘 보듬고, 깊은 마음으로 헤아려야 할 것입니다. 그럼에도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감사의 마음일 것입니다. 그동안 비너스를 이끌어 오신 임원님들, 특히 회장님들, 그분들의 헌신과 희생이 없었다면 지금의 비너스는 이루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다소  조직 사회의 경험이 적은 주부님들은 아무래도 큰 조직을 이끄는 강한 지도력, 또 그들의 별도 모임 등이 잘 이해가 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비너스는 그 규모가 전국적, 세계적으로 커서 이제 전문 운영인이 필요할 정도입니다.  그 결속을 위해서는 단순한 아파트 반상회 정도의 운영으로는 되지 않습니다.  때론 불편하고 때론 불합리하게 보여도 , 직접 그 의문을 풀도록 하고, 또 이해하도록 노력하기를 빕니다.  또한, 여러분들 모두가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스스로 비너스를 이끌어 가는 주도자가 되기를 빕니다. 그리하여, 지금보다 훨씬 조직적이고 창조적인 비너스, 고통을 받는 환우들이 비너스를 통해, 거뜬이 이겨낼 수 있도록, 모두가 힘을 합합시다. 간호사님, 자원봉사자님등을 포함한 우리 의료진들은 항시 비너스와 함께 호흡하며, 활동하며 여러분 곁을 떠나지 않을 것입니다.

십주년을 맞아 큰 행사를 준비하여 그동안의 활동과 장기자랑, 특별공연 등 맘 껏 즐기고, 힘든 것들 모두 잊어 버리고, 다시 새로이 시작하는 하루, 하루가 되기를 빕니다.  마지막으로 항시 비너스를 도와주시는 사회사업실, 자원봉사자님들, 여러 프로그램을 자원 지도해 주시는 선생님들, 기꺼이 거금을 쾌척해 주시는 환우 및 후원자님들, 그리고 비너스회의 활동을 적극 지지해주시는 병원 당국과 원장님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