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기가 많은 붉은 육류 같은 고지방식 때문에 걸리는 것으로 알려진 유방암이 밥이나 국수 빵 같은 탄수화물을 많이 섭취해도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의대 예방의학교실 강대희 교수팀은 최근 발표한 ‘식이요법과 유방암 발생과의 관련성에 대한 환자 대조군 연구’를 통해 곡류의 과다섭취도 유방암 발생 가능성을 상승시킨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95년부터 2002년까지 8년에 걸쳐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보라매병원 등 4개 병원을 내원했던 유방암 환자 1,068명과 대조군 1,002명을 대상으로 식습관을 비교 조사했다. 유방암은 최근 우리나라 여성암 1위로 올라섰지만 식습관과 유방암의 관계에 대한 국내 연구는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강교수는 “유방암 환자들과 정상인들의 식습관을 비교한 결과 유방암 발생 위험도를 증가시킨 식품군은 곡류(1.8: 상대적 위험도) 감자류(1.8) 견과류(1.9) 버섯류(1.5) 육류(1.5) 계란 등 난류(1.6) 어패류(1.5)로 나타났으며, 위험도를 감소시킨 식품은 녹황색 채소(0.6) 과일(0.7) 등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연구에 참여했던 이상아 국립암센터(영양학) 연구원은 “곡류의 상대적 위험도가 높게 나온 것은 밥이 유방암 발생을 증가시킨다는 의미가 아니라, 탄수화물 섭취로 인한 전체 에너지 증가가 암 발생의 위험을 높인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칼로리를 높이는 탄수화물에는 쌀밥 라면 고구마 국수 감자 등이 포함된다. 외국 여성들의 경우 보통 지방이나 육류가 에너지 급원이 되지만, 우리나라 여성들은 전체 에너지의 60~70%를 곡류에서 섭취하며, 곡류 섭취를 통해 비만도도 증가한다는 것이다. ^잣 땅콩 호두 등 견과류 역시 유방암 환자들의 선호도가 높은 식품으로 분류됐다. 강교수는 “불포화지방 가운데 오메가_6지방은 심장병 환자에게는 좋을 수 있으나, 여성의 유방 세포를 증식하는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에 유방암 발생 위험이 높은 여성에게는 나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외국에서도 오메가_6지방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진행 중이다. 미국건강재단은 오메가-6(콩기름 땅콩기름 면실유 등) 지방산은 암의 전이와 확산을 일으키는 식품으로, 오메가-3(고등어나 청어 꽁치 등의 생선기름)지방산과 오메가-9(올리브유) 지방산은 암을 억제한다는 가설을 세우고, 이를 입증하는 연구결과를 속속 내놓고 있는 중이다. ^과일과 채소의 섭취가 유방암에 걸릴 확률을 낮춘다는 것은 너무 잘 알려진 사실. 이번 연구에서도 정상인들은 유방암 환자들에 비해 채소나 과일류의 섭취 빈도가 상대적으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당근 고구마 녹색 채소류에 들어있는 베타 카로틴이나 토마토에 들어있는 리코펜 등은 항산화와 항암 효과가 높은 물질로 알려져 있다. ^한편 서울대병원 일반외과 노동영 교수는 “ 이번 연구는 식이습관과 유방암 발생 위험도와의 연관성을 상징적으로 나타낼 뿐 직접적인 관계로 단정짓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송영주 의학전문기자 yj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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