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의 클리닉에 노동영 교수님편 있습니다.*

서아프리카를 시작으로 전세계를 위협하고 있는 에볼라바이러스에 대한 우려가 커져가고 있는 가운데 KBS '생로병사의 비밀'에서 에볼라바이러스의 현주소를 진단해 눈길을 끌고 있다.

3일 방영된 '생로병사의 비밀'은 서아프리카의 현상황과 함께 국내외에서 이뤄지고 있는 에볼라바이러스의 확산방지 대책을 다뤘다.

WHO에 따르면 서아프리카 기니를 시작으로 시에라이온, 라이베리아, 세네갈을 통해 급격히 퍼진 에볼라바이러스는 한해 동안 5689명의 사망자를 냈다. 특히 치사율이 최대 90%에 달하는 이 바이러스는 서아프리카로 파견된 각국의 의료진을 통해 미국, 유럽 등지로 퍼져나갔으며 최근에는 인도에서도 양성반응을 보인 환자가 발생했다.

특히 인도인의 경우 완치 판정 후 혈액검사에서는 음성반응을 보였으나 정액검사에서 양성반응을 보였다. 이에대해 전문가는 "체내에서 고환과 안구의 경우 면역체계가 완전히 작동하지 않아 완치판정 후에도 최대 100일까지 성관계 등을 금지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에볼라의 경우 홍역, 사스, 풍진에 비해 전염력이 상대적으로 낮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치사율로 감염 환자들을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에볼라의 증상은 3가지 단계를 거쳐 나타나는데 처음에는 고열, 오한 등 독감증상을 보이다가 각혈, 복통 설사를 거쳐 내외부 출혈이나 패혈성 쇼크로 사망하게 된다.

현재 시에라이온 등 서아프리카에서는 수많은 환자들이 에볼라바이러스 감염으로 고통받고 있으나 치료시설과 의료진의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습하고 비위생적인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만큼 그 감염속도가 매우 빠른 실정이다. 수많은 서아프리카인들이 에볼라 바이러스로 인해 수많은 가족과 친구들을 잃고 있었으며 자신도 언제어디서 감염될지 모르는 환경에 노출되어 있다.  이로 인해 일명 '에볼라 고아'들이 생겨나는 등 심각한 사회문제까지 야기되고 있다.

특히 아프리카의 문화와 관습이 에볼라 치료에 커다란 장애가 되고 있었다. 아프리카인들은 기후와 오랜 내전으로 만성적인 식량부족에 시달리고 있어 야생동물을 즐기는 음식문화가 자리잡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동물을 섭취하게 되는 것이다. 한 전문가는 "많은 이들이 환자가 사망했을 때 시신을 다루는 과정에서 감염됐는데 이는 매장하기 전 직접 시신을 씻고 옷을 입히는 문화적 전통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다.

또한 에볼라를 질병이 아닌 악마의 저주라고 생각하는 아프리카인들은 주술사에게 환자를 맡기는가하면 정부와 서방국의 음모라고 믿는 일부 사람들이 환자가 격리된 병원을 습격하고 의료진을 공격하기도 했다.

아프리카당국의 취약한 의료시설도 확산을 부추기고 있었다. 에볼라환자들은 구토 등 심각한 상황에서도 수용환자를 넘어선 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한채 집이나 거리에서 죽음을 맞이했고 이 과정에서 가족을 비롯한 수많은 이들이 감염에 노출되는 상황이었다.

에볼라 바이러스의 감염과정도 언급됐다. 에볼라바이러스는 인간과 비슷한 단백질 체계를 가지고 있어 체내에 침입한 후에도 면역계를 속이는 전략으로 시간을 벌게된다.  그 기간동안 세포 내에 들어와 유전정보를 가진 RNA를 대량으로 복제시킨다. 그 후 세포를 찢고 몸안으로 퍼져나오는데 이미 감염된 면역세포는 혈관벽을 손상시켜 적혈구의 흐름을 방해하고 결국 각 장기들은 산소를 공급받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또한 DNA바이러스와 달리 RNA바이러스인 에볼라는 구조가 불완전해 복제과정에서 돌연변이 빈도가 높아 치료제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에볼라바이러스를 극복하기 위해 각국이 벌이고 있는 대처법도 소개됐다. 미국의 일부병원에서는 에볼라 의심환자를 격리시키 위해 외부와 철저히 차단된 병실을 마련했고 완치된 환자의 혈장을 주입해 감염환자들에게 항체를 만들어주고 있다.

이밖에도 지맵, 아비간 등 에볼라 치료에 효과를 보이는 신약이 개발되고 있으며 침팬지아데노바이러스와 VSV백신 등 대규모 공급이 가능한 치료제가 임상실험 중에 있다.

국내에서도 에볼라바이러스의 침입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었다. 인천공항에서는 아프리카에서 출발한 비행기가 도착하면 검역을 더욱 강화해 승객들의 건강상태와 발병국 방문여부에 대한 조사를 실시한다. 그러나 잠복기가 최대 21일까지인 점과 승객이 발병국 경유사실을 신고하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는 점은 현 검역시스템의 약점으로 지적된다.

또한 의료진의 2차감염에 대비해 환자와의 접촉을 차단한 보호구와 호흡기 등을 제공하고 있고 의심환자발생을 대비한 모의훈련도 실시한 바 있으나 에볼라 의심환자를 격리하기 위한 지정병원이 갖춘 특수병실은 호흡기 바이러스를 대비한 시설로 전해진다. 즉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 배설물을 내부에서 처리할 수 없기 때문에 확진검사 등을 위해 혈액을 외부로 보내야 한다. 또한 국내에선 적정한 연구시설이 없어 치료제나 백신 개발이 불가능한 실정이다.

에볼라바이러스 감염 후 완치판정을  받은 미국인 의사 리처드 새크라는 에볼라바이러스에 대해 "많은 이들이 서아프리카를 오가고 일부 의료진이 감염되기도 했으나 모든 잠재적인 노출에도 불구하고 일반대중이 추가로 감염되지는 않았다"면서 "적절한 준비를 한다면 일반인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심하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